이동경로(6. 18 ~ 19)
전세계인의 성지순례장소,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육로를 이용해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이집트 국경도시인 타바로 가야한다. 하지만 룩소르에서는 타바행 버스가 없었으므로 다합에서 버스를 한번 환승해야했다.
룩소르 버스정류장모습. 그냥 공터에 버스 몇대 대놓고 정류장이란다. 정류장은 룩소르 기차역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이건 매표소...
17시에 출발한 버스는 19시에 귀신같이 멈췄다. 라마단이기 때문에 낮동안 굶주린 이슬람교 사람들의 저녁시간을 주기위해서였다.
버스는 승차할때 봉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일용할 양식이 들어있었다. 빵두개에 음료수하나, 물 한병, 크래커 2개. 덕분에 저녁을 충분히 때웠다.
버스는 다시 달려서 휴게소에 정차했다. 이때 시각이 11시 정도. 이집트는 밤 늦게까지도 사람이 붐빈다.
이집트 야간버스의 묘미는 밤하늘에 수놓은 별이다.
공기가 맑고 구름이 적은 이집트의 하늘은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반짝거린다
사진을 못찍은게 아쉽지만..장난아니다.
버스에서 한숨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홍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는 다합까지 직통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점 도시들을 들렸다.
버스표 3장을 묶어서 준걸로 봐선 최소 2개이상의 도시에 정차하는 듯 했으나, 그냥 수시로 세워서 탑승객을 내려줬다.
그 동안의 이집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등성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광활하고 황폐한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있는 이집트의 풍경만 보다가 산등성이가 나타나니 반갑다.
버스가 드디어 다합에 도착했다. 이동을 시작한지 12시간 만이다. 다합에서 이집트 국경도시 타바행 버스로 환승했다.
소요시간은 3시간 남짓.
다합은 아랍어로 금을 뜻한다고 한다. 저렴한 숙박시설과 식당이 밀집되어 있어서 인기있는 휴양지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킨스쿠버의 성지로 유명하다. 저렴한 가격과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 때문. 다합에는 심지어 블루홀도 있다. 뿐만 아니라 사륜구동 ATV나 낙타를 이용한 사막투어도 가능하다고 한다.
타바에 가까워 질수록 호탤과 리조트들이 많이 띈다. 홍해를 면하고 있어서 휴양도시로 개발했던 모양인데 이집트 경제가 무너지면서 거의 대부분이 방치되고 있었다.
홍해가 너무 이쁘지만...그림의 떡이다. 반나절 넘게 씻지 못한 몸뚱아리를 저 맑은 물에 씻겨주고 싶지만.. 버스는 그냥 계속 달린다.
국경에 가까워 지면서 경비가 점점 삼엄해진다. 주요 거점마다 무장한 군인들이 통행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군인들의 무장 또한 무거워지는 것이 보인다. 카이로나 룩소르에서는 군인들이 총만 들고 있었다면, 국경지대에 가까워 질수록 장비를 하나씩 더 차고 있다. 가령, 방탄조끼를 벗어서 걸어둔게 아니라 착용하고 있는 군인들을 만날 수 있다. 군인들은 버스를 세워서 신원조회를 실시하는데 총 6회의 신원조회를 한 것 같다. 그때마다 여권을 꺼내서 보여줘야한다.
드디어 타바에 도착했다. 타바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5분정도 걸으면 국경이 나온다. 멀리 보이는 모습이 이집트의 국경이다.
바리케이트에 다가가면 국경수비대가 손짓한다. 이스라엘로 갈거라고 얘기하니까 2파운드를 내라고 한다. 통행료인가? 돈을 지불하면 우표같은 것을 준다.
이스라엘 출입국 심사대의 모습. 출국 심사는 간단하다. 소지품검사를 받고 출국신고서를 작성해서 이스라엘간다고 얘기하면 도장을 찍어준다.
저 건물을 지나면 이스라엘 땅이다.
이스라엘은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입국 스탬프가 여권에 찍혀있으면 입국을 거부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비자를 별도의 종이로 준다.
이게 바로 이스라엘 비자다. 비자를 받기위해 지불한 돈은 없는 걸로 기억한다...내가 지갑을 꺼낸 기억이 없으니.
입국심사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왜 혼자 여행하는지, 이집트전에는 어디에 있었는지, 직업이 왜 없는지 꼬치꼬치 캐묻는데 짜증날뻔 했다.
어쨌거나 이스라엘 입국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국력은 생각보다 강력한 것 같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출입국 사무소 분위기가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출입국사무소 문을 여는 순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에어컨이 빵빵하다.
또한 이스라엘 출입국사무소에서는 홍해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도 만들어 여행자들을 배려하고 있었다.
국경을 넘었다면 이제 이스라엘 국경도시 에일라트로 이동해야한다.
나는 공공버스를 이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국경에서 환전을 했다. 이집트돈과 달러를 이스라엘 세켈로 교환할 수 있었다.
버스는 국경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정류장에서 탈 수 있다. 버스에 올라 에어포트!라고 외치면 얼마를 내라고 기사님이 친절하게 말씀해주신다.
에일라트는 이스라엘의 국경도시이자 휴양도시이다. 이집트 타바와는 전혀다른 분위기.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교할때 조금 비싸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쾌적함에 기분이 좋다.
국경은 16:00에 닫히니까 시간관리를 잘 해서 가야한다.
16번 버스는 공항 말고도 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한다. 터미널이 버스의 종점이기 때문에 예루살렘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실 분들은 종점까지 앉아있으면 된다. 버스터미널의 모습. 우리나라 여느 터미널과 비슷하다.
그런데 문제는 예루살렘 행 버스는 17:00 마감이다. 나는 간발의 차로 막차를 놓쳤다.
다른 도시를 경유해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매표원이 알려줬지만, 오랜 버스여행으로 지쳤기에 휴양도시에서 1박하기로 했다.
에일라트에서 예루살렘행 버스는 하루에 3편이 운행된다.
7시 첫차, 10시, 마지막 17시다.
우선 10시 차표를 예매하고 근처 호스텔을 찾아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