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가 우리를 처음으로 안내한 곳은 아스완댐. 오랜 열차여행으로 지쳤는데도 쉬는 시간없이 휘몰아친다.
가이드하나에 운전기사하나. 운전기사는 별로 한것도 없으면서 나중에 팁을 요구했다.
이집트는 어딜가나 팁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어쨌거나 도착한 아스완댐. 이 곳을 봐야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가 있기 때문이다. 1902년 영국이 완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2번의 증축공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댐의 용량이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910년대에 증축공사를 시행했고, 1946년 댐이 범람하면서 댐의 높이를 6km정도를 더 높였다.
진짜 실제로 보면 바다같다.
또한 이집트는 사막지형의 국가인 만큼 나일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때문에 아스완댐을 건설해야 했는데, 댐을 건설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이 들었다고 했다.
그 첫번째는 바로 주변에 산재하는 신전과 무덤 등 200여개의 유적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옮겨야 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유적이 바로 아부심벨 신전이다.
두번째는 수몰위기의 누비아인 마을을 집단 이주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완댐을 만든 이유는 그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이시스 신전. 필라에 섬에 있는 신전이라는 뜻에서 필라에 신전이라고도 불리는데, 댐을 건설하면서 다른 섬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신전은 섬에 있기 때문에 보트를 타고가야한다.
비록 인위적으로 옮겨놓긴 했으나 꽤나 잘 해두었다.
특히나 신기했던 것은 나일강의 강물이 엄청 차갑고, 깨끗하다는 사실이었다.
갠지스강과 전혀달랐다
이집트의 일반적인 건축재료인 브라운스톤과 에메랄드의 나일강 색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또한 이름모를 꽃까지 피어있으니 한폭의 그림같았다.
이시스신전은 나일강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신전이다. 고대 이집트 최고 신 오시리스의 아내인 이시스를 모신 신전이다.
이시스 신전은 이름 그대로 이시스 신을 위한 신전이다. 이시스는 이집트의 수많은 신 중 최고 신이라 칭송받는 태양신의 아들 오시리스의 아내이다. 오시리스오 이시스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매의 얼굴을 하고 벽화에 등장하는 호루스.
때문에 이 신전에서는 호루스가 손가락을 빨고 있는 벽화를 볼 수 있다.
신전은 그리스 신전의 배치와 닮아 있지만 또 묘하게 다르다. 그 이유는 신전이 오랜시간을 두고 증축을 거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이집트 고유의 건축양식과 고대 그리스로마의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셈이다. 바깥에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고대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시스 신전이 가장 좋았던 것은 축을 두고 대칭형으로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부석사에서 보 듯이 관문을 지나칠때마다 축을 조금씩 꺽어 두어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유도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신전의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시퀀스.
이곳이 바로 신전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 오직 왕과 사제에게만 출입이 허락되는 공간이라고 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큰 건축물을 만들면서 모든 벽에 벽화를 새길 수 있었을까.
유럽은 아직 안가봤지만, 어쩌면 유럽보다 이집트를 더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시 보트를 타고 육지로 돌아왔다. 우리는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크루즈 체크인을 앞당기기로 했다.
크루즈에는 개인실이 배정되었다!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될 줄이야...3박 4일에 280달러를 지불했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식사와 투어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므로 이집트 여행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다만 50대 이상의 중년층이 많이 이용하더라는....
우선 샤워를 좀 하고 휴식을 취한 브라질아저씨와 나는 누비안 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여행사에서 누비안 투어를 옵션으로 제시했지만 개인당 35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그건 너무 비싸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빅딜을 제안했다.
자신의 보트로 누비안마을에 데려다 줄테니 개인당 150파운드만 달란다.
당연히 콜이지
그렇게 시작된 브라질 아저씨와의 데이트.....
가는길에 해변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분명히 나일강인데 바다같다. 다들 수영을 즐기고 있길래 우리도 뛰어들었는데, 정말이지 강물이 엄청나게 차갑다. 미친듯한 햇살에 습도는 없고 강물은 차가우니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누비안 마을은 사실 별거 없었다. 그냥 상업적인 마을로 밖에 안보임
다만 이집트문화와는 차이가 크다.
누비안이란 노예란 뜻의 눕이 어원이라고 한다.
즉 고대 이집트에서는 흑인들을 눕이라고 불렀고, 그것이 변화하여 지금의 누비안족이 된 것이라는 것.
하지만 단순한 그들은 단순한 노예가 아니었다.
누비안 족을 누가 차지하는 가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사는 위치가 전략적 요충지 였기 떄문이다.
즉, 이집트 문물이 아프리카로 흘러들어가고, 아프리카의 값비싼 상아와 수공예품, 목재가 이집트로 들어오는 길목이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금광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누구나 탐낼 위치인 것이다.
누비안의 전통문화가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있는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아프리카의 문화와 이집트문화가 묘하게 섞여있는 느낌이 신선하다.
브라질 아저씨와 환상적인 석양을 함께 맞으며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