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영한 카이로스(KAIROS) 드라마는 꽤나 성공적인 시청률로 종영했습니다. 극중에서 하루 딱 1분, 한 달 뒤의 사람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를 통해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비극을 바꾸고자 노력하죠.
흥미진진하게 정주행 한 드라마 카이로스. 왜 제목을 '카이로스'라고 지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아직 안보신 분들이 있으면 정주행을 권해드리면서, 카이로스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아봅시다.
카이로스 Kairos
카이로스는 그리스어로 기회, 특별한 시간을 뜻하는 말입니다. 또한 기회(찬스)를 의미하는 καιρός를 신격화한 신이기도 합니다.
카이로스는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은 없는 신입니다. 또한 발에는 날개가 달려있고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이온은 카이로스를 제우스의 막내 동생이라고 기술했죠.
카이스로스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토리노 박물관에 있는 카이로스 조각상에 적힌 문구라고 합니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나를 발견했을 때는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앞에 있을 때 저울을 꺼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며,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같이 결단하라는 의미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Opportunity)"이다
위의 문구는 카이로스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회'라는 특정한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가지만 그것을 잡아채어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습니다.
한편, 그리스어에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 카이로스 말고도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크로노스.
카이로스가 특정한 '시각'을 나타낸다면 크로노스는 말 그대로 '시간'을 나타냅니다. 즉, 카이로스는 인간의 주관적인 특별한 순간을 나타내고 크로노스는 일정하게 흐르는 연속한 시간을 가르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