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로(6. 22)
이스라엘에서 그리스로 가는 저가항공을 발견했다. 직항인데다 단돈 8만원.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예매했는데, 문제는 하이파 공항에서 9시 이륙이라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에서 하이파 공항까지는 버스와 기차를 타고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전에서 인천까지의 거리랄까?
하이파는 이스라엘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중해에 면한 항구도시다.
이스라엘의 공업중심지로서 정유,철강,섬유, 자동차, 시멘트 공업이 발달했으며 해운활동도 활발하다. 둘러볼 만한 곳으로는 바하이교 성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새벽 5시에 호스텔을 나섰다. 사진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새벽인데도 사람이 다니고 있었고 경찰병력이 주요 거점에서 치안유지에 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안전은 걱정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의 트렘은 5시 30분에 첫차가 운행된다.
예루살렘에서 하이파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텔아비브로 간 다음 기차로 환승하여 하이파까지 가야 했다.
텔아비브행 버스는 6시 정도에 첫차가 운행되는 걸로 기억한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의 수도로 화이티시티로도 알려져 있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건축한 하얗고 밝은 색상의 건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텔아비브 화이트시티는 20세기 전반의 대규모로 이루어진 혁신적 도시계획의 우수사례로 꼽히는데, 유럽의 모더니즘과 같이 건축분야에서 모더니즘 운동을 반영한 종합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이트시티는 지역의 문화적 전통과 기후조건을 고려하여 모더니즘 건축을 적용한 사례이기도 하다.
6시에 첫차를 타면 하이파에 8시가 넘어야 도착할 것이었기 떄문에, 버스터미널에서 하이파로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트램길을 따라 걸었다.
아무도 없는 예루살렘의 트램길을 20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왠일, 버스터미널은 견고한 자물쇠로 아예 잠겨있다..
아마도 내가 타려했던 버스가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가장 빠른 버스였나보다.
비행기를 놓칠까 우려된 나는 텔아비브까지 택시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비용은 100달러이지만 40분만에 이동이 가능...
8만원짜리 비행기를 위해 10만원이 넘는 지출을 쓴 셈이다 ㅠㅠ
부랴부랴 우여곡절 끝에 텔아비브 기차역에서 하이파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기차는 2층으로 되어있었다! 처음보는 2층 기차는 신기했다.
기차는 1시간 정도를 달려 하이파역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잡아탄 택시기사는 내게 시간이 없느냐고 묻는다.
빨리좀 가달라고 하자 통행료가 있는 고속도로를 타면 빠르다고 했다.
물론 비용부담은 내가 해야했다. 택시비와 별도로 통행료 18세켈을 지불했다.
어쨌거나 겨우 하이파공항에 도착했다.
하이파 공항은 아주 작은 공항이었다. 게이트가 겨우 2개 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출국심사를 하는데 나만 따로 빼서 별도의 면담을 한다..
외국인이라 그런가보다.
출국심사는 어마무시하게 까다로웠다.
왜 혼자 여행하느냐, 전에는 어디를 여행했느냐, 이스라엘에 친구가 있느냐,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적이 있느냐, 왜 직업이 없느냐
하이파 공항에는 어떻게 왔느냐, 이집트에는 왜갔느냐 등등...
블로그와 일기장, 사진기에 저장된 사진까지 모두 보여주면서 선량한 배낭여행자임을 증명해야했다..
나중에 슈퍼바이저가 오더니 배낭여형자로 위장한 비행기 테러가 있어서 출국 심사가 엄격하다고 말해줬다.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데 뭐... 비행기만 태워주세요ㅠㅠ
비행기값이 왜 이렇게 싼가 했더니 프로펠러 경비행기였다.
좌석 배치도 버스랑 비슷하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에게해 위를 날아서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
그리스는 비자없이 입국이 가능한데다, 외국인들에게 열려 있는 느낌이었다.
입국 심사가 엄청 수월했기 때문.
세계적인 관광도시라서 그런가 보다.
그리스는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다. 고대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불리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독립된 도시국가인 폴리스가 고대 그리스 곳곳에서 독자적인 정치형태로 발전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아테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 택시
2. 공항버스
3. 공항철도(지하철)
내가 이용한 방법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짐을 찾고 도착라운지로 나오면 메트로 표지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표지판을 따라 공항을 나와서 길을 건너면
매표소로 올라가는 길을 만난다.
매표소에서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티켓을 받아들면 끝!
주의할 점은 플랫폼으로 내려가기 전에 노란색 기계에 펀칭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표원이 검사를 하진 않지만 운이 없어 걸리게 된다면 난처해 질 수 있으니 꼭 펀칭을 하는게 좋다.
매표소에서는 다른 종류의 티켓을 판매한다.
차이점은 잘 모르겠으나 급행과 완행의 차이일까?
아무튼 나는 가장 싼 티켓을 샀다.
그리스의 지하철은 청결상태가 그닥 좋지 않았다. 차량 내부에는 에어컨을 틀어주지도 않았고, 창문을 열어놓고 달리지만 시원하긴 커녕...
어쨌거나 무사히 그리스에 당도했다는 안도감을 안고 호스텔에 체크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