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는 24절기 중 추분(秋分)입니다.
추분은 백로와 한로 사이에 들며, 태양 황경이 180도에 달한 시점으로 추분점을 통과하는 때 입니다. 이는 양력 9월 23일, 음력으로는 8월 무렵입니다.
절기란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입니다. 여기서 태양의 황도란 지구의 공전으로 나타나는 천구에서의 태양 겉보기 운동 경도를 말합니다.
즉, 지구가 태양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태양이 하늘을 1년에 걸쳐 이동하는 경로를 황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황경은 태양이 춘분점과 이루는 각도입니다. 농사가 중요했던 옛날에는 24절기를 농사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추분은 무슨 뜻일까?
추분(白露)
秋 : 가을 추
1. 가을
2. 때, 시기
3. 세월
4. 해, 1년
5. 여물다
分 : 나눌 분
1. 나누다
2. 베풀다
3. 몇 개의 부분으로 갈라지다
4. 구별하다, 명백하게 하다
5. 구별, 다름
6. 24절기의 하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을 때
추분의 한자 뜻을 그대로 풀면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때'가 됩니다. 이를 풀면 낮과 밤의 같은 계절의 분기점이 되겠죠.
추분을 넘어서면 밤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추분과 춘분은 모두 밤낮의 길이가 같은 시기이지만 기온으로 비교하자면 여름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추분이 약 10도가량 높습니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합니다.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
여기서 우렛소리란 천둥소리라는 뜻도 있지만, 수컷동물이 암컷을 부르는 소리를 말하기도 합니다.
월동 준비를 하는 절기 추분, 우리 조상들은 옛부터 추분에 부는 바람으로 이듬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건방이나 손방에서 불어오면 다음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에서 불어오면 몹시 추울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또 작은 비가 내리면 길하고 날이 개면 흉년하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추분에는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 고추 따위를 따서 말리는 시기입니다.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 들이며,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추분에는 '노인성제'라고 부리는 풍습이 있었는데요, 고려시대 때부터 시행되었으며 조선시대 소사로 사전에 등재되어있기도 합니다.
노인성은 중국 고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입니다. 이 별을 보면 오래 산다고 믿었는데, 노인성은 추분에 나타나 춘분에 사라집니다. 예로부터 노인성이 나타나면 세상이 태평하고 노인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흉사나 전쟁이 일어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추분에 제사를 시작한 것이 바로 노인성제입니다.
노인성제는 도교나 불교적 색채가 강했기 때문에 성리학이 근간이었던 조선시대에는 폐지되었습니다. 정조 때 노인성제를 복원하려 했으나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환절기로서 낮과 밤의 온도가 10도이상 차이 납니다. 따라서 호흡기 건강에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지근한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셔 틈날 때마다 수분을 보충하는 것 이좋습니다. 토마토와 블루베리, 배, 감자 또한 수분을 섭취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배, 사과, 감 등의 가을철 과일은 폐건강에 도움을 주고, 아몬드와 잣 등의 견과류도 좋습니다. 더욱이 견과류는 피부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가을 제철인 견과류로 건강을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추분은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햇살은 따사로워 일광욕을 즐기기에 알맞은 계절입니다.
하루 30분이상 햇빛을 쪼여주면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으며, 이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