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로(6. 8)
델리에서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히는 꾸뜹미나르를 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산으로 지정된 인도 최대 미나르.
미나르란 모스크의 부수 건물로, 예배시간 공지(아잔)을 할때 사용되는 탑이다. 터키어 미나레(mina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침 일찍이라서 사우스델리의 거리는 한산하다. 꾸뜹미나르까지는 뉴델리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구글지도만 있으면 델리의 버스를 타고 어디든지 100루피 이하의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고, 현지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에 아주 만족한다.
꾸뜹미나르 정문의 모습. 오른쪽이 인도인들이 출입하는 게이트고, 왼쪽은 외국인들을 위한 출입문이다.
정문 길 건너편에서 티켓팅을 해야한다. 외국인은 500루피라는 거금이 든다...티켓팅 부스 또한 외국인전용과 내국인 전용이 구분되어 있다. 외국인은 비싼 돈을 지불하는 대신에 편의를 봐준다. 그래봤자 줄을 길게 서서 오래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정도...?
사진은 오전 일찍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다. 오후가 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정문을 통과해서 미나르로 향하는 길. 우뚝 솟은 적색의 탑이 한눈에 보인다. 인도의 유적지에서는 시원한 물을 받을 수 있는 음수대가 제공되므로, 밖에서 생수를 샀다면 병을 잘 들고 다니면 유용하다. 음수대의 시원한 물을 받아 뒷목에 대면 인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데 요긴하다.
꾸뜹미나르 유적군은 노예왕조의 술탄이었떤 꾸뜹 웃딘 에이백이 힌두교도에 대항해 이슬람 세력의 승전을 기념하여 세웠다고 한다. 본래 이곳에 있었던 힌두교와 자인교 사원을 파괴한 뒤 세운 이슬람 사원과 첨탑등이 남아있는데, 여러 명의 왕이 100여 년에 걸쳐 건설했으며 첨탑 공사시간동안 이슬람 사원을 중심으로 부속시설이 하나씩 늘어나 지금의 유적군을 이루고있다.
사진은 유적의 정교함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 이슬람과 힌두교의 건축양식이 공존한다고 하는데, 잘 모르고 봐도 한참을 지켜볼 만큼 감동적이다.
언제 파괴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남아있는 유적은 보존이 잘 되어있다. 저 큰 문 전체에는 알수없는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인도의 찬란했던 역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인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꾸뜹미나르는 웅장하고도 독특한 건축양식이 압권이다.
높이가 72.5m, 지름 15m의 원통형 탑은 1~3층 사암, 4층과 5층은 각각 대리석과 사암으로 지어졌다.
1층은 힌두양식, 2~3층은 이슬람 양식으로 설계되었고, 이로 인해 힌두와 이슬람의 융합이 가장 두드러진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미나르의 외벽에는 코란의 구절들이 새겨져있다. 내부에는 층마다 델리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가 있고, 나선형 계딴 379개가 정상으로 이어진다.
1192년 인도에 세워진 최초의 모스크로 알려진 쿠와트울 이슬람사원앞에 서 있는 높이 7.2m의 쇠기둥도 볼만하다.
4세기 굽타왕조 시대에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녹슬지 않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은 유적이다.
또한 당시 기술로 순도 99%의 쇠기등을 어떻게 제작했는지도 의문이다.
날씨만 조금 시원했더라면 하루종일 머물렀을 꾸뜹미나르. 정오가 되자 미친듯한 열기에 어지러울 정도였다. 미나르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가면 푸드코트처럼 생긴 건물이 있다. 여기에는 서브웨이와 카페 등이 모여있는데, 깔끔하고 빵빵한 에어컨을 틀어준다.
서브웨이에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근처에 장미정원이 있다고 해서 걸어가보았다.
장미정원이 인상적이라는 구글맵의 리뷰를 보고 찾아갔는데, 이미 꽃이 지고 없었다.. 대신에 누군가의 무덤과 모스크가 있었는데, 꾸뜹미나르에서 사람에 지쳤다면 여기서는 한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꽤나 유명한지 웨딩촬영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인도인이었다면 여자친구와 손잡고 데이트를 즐기고 싶을 장소였다. 그래서 그런지 커플들이 많았다......
정원은 꽤나 넓은데, 여러개의 모스크와 무덤이 있다. 그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곳인데, 인도 경찰이 상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내며 다가온다. 뭐라뭐라 설명을 하는데 자물쇠로 잠겨있던 무덤의 문을 연다. 구경시켜주겠다는 그를 따라 들어갔다.
누군가의 무덤이라고 했다. 주변에는 노예인지 가족인지 이름모를 사람들의 무덤이 같이있었다.
무덤을 구경시켜주고서는 모스크의 2층으로 올라가는 자물쇠도 따준다. 올라가서 구경하라고
횡재다 싶어서 냉큼 올라갔다.
높고 높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런 통로가 나온다. 통로를 따라 가면 수비병들이 보초를 섰을 법한 초소를 만날 수 있다. 뭐...별건 없었다. 근데 저 좁고 어두운 통로에서 뭔가 날아다니는 생물체가 있어 자세히 보니 박쥐였다. 처음엔 비둘기 따위인 줄 알았는데 박쥐....난생처음 보는 박쥐에 바닥을 기어다니는 도마뱀까지 있네?
신기한 모스크의 세계
지상으로 내려왔더니 경찰아저씨가 멋진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다. 포즈를 잡으라고..고마워서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이제 숙소로 갈라 치니까 이사람... 팁을 요구한다... 경찰 공무원이면서 이럴수가.. 그래도 친절한 그의 호의에 50루피 건내주고 나왔다.